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총 6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개정되어 다시금 출간되었다.
아는 만큼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옛 조상들의 노고와 정신은 옛 터와 문화제 고스란히 남겨져 있지만, 자손들인 우리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감흥도 없이 지나쳐버린다. 소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우리의 마음과 정신에 영향을 주며 새로운 시각과 향기와 촉감을 선사할 것이다.

6권중 2권인 ‘산은 강을 넘지 못하고’를 읽고 그 중 잘 안다고 생각하고 체험해본 토함산 석불사 석굴에 대해 새로운 감흥을 느끼게 되었다. 경주는 누구나 한번 쯤은 수학여행이나 답사 등으로 많이들 가보았을 것이다.

그 중 단연 제일의 코스는 석굴암. 우리가 흔히 ‘석굴암’이라고 알고 있지만 ‘석불사’가 올바른 명칭이라고 한다.
사실 석불사가 토함산에 있었다는 것도 이 책을 접하며 알게 되었다. 석불사의 석굴은 이 책에서 말한 바와 같이 본존불을 중심으로 벽면과 감실에는 30개의 보살, 천, 나한 등이 정연한 동상체계를 이루고 있다. 그 어떤 독설의 비평가도 이 앞에선 입을 열지도 못하였고 그 어떤 시인도 석굴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온전하게 노래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 책의 글쓴이인 유홍준씨는 석굴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보지 않은 자는 보지 않았기에 말할 수 없고, 본자는 보았기에 말 할 수 없다." 석불은 종교와 과학과 예술의 만남의 집합체인 것이다. 일본식민지시절 도굴꾼과 문화재 약탈범들로 인해 고분이란 고분은 모조리 파괴되었고 사찰문화재를 마구 탈취하는 만행을 자행했다. 석불사 석굴도 예외일순 없었다.
석굴 내 감실에 안치된 불상 중 두 개가 유실되었고 본존불 밑바닥에 복장유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본존불 궁둥이 부분을 무참하게 정으로 찍어 깨뜨렸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보수공사라는 명목 하에 석굴은 창건 이래 처음으로 완전 해체되는 비극을 맞게 된다. 8.15 해방을 맞으면서 석굴은 우리에게 넘어오게 되었는데 일제 36년을 통하여 일제가 석굴에 남겨준 유산이란 두께 2미터의 콘크리트 벽과 끊임없이 생기는 습기와 푸른 이끼 그리고 가공할 흉기, 증기세척 보일러 뿐이었다.
이 얼마나 오욕의 역사인가. 보수된 돌담은 수리가 아닌 새로운 파손행위로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일본인들의 수리가 단순히 천장을 덮고 각 돌담의 위치를 제자리에 갖추는 데 그쳤더라면 얼마나 아름답게 되었을지 생각해본다. 따분하게 느껴졌을 법도 한 우리나라 문화 유산에 관한 역사와 신비로움을 다시금 석불사에 가 눈과 마음으로 느끼고 싶다.

 

유홍주 작가가 두 번째 책을 쓰면서 첫 권에 대한 부담감인지 아님 그 열정을 점점 더 불타오르는건지 그 깊이가 더욱 깊어지고 진지해지시는 것 같다. 첫 권이 우리의 문화유산을 가벼운 여행기를 시작으로 이끌어 갔다면, 이번에는 그 현장에서의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그 역사에 좀더 치중을 하신 것 같다. 

지리산. 하산길 중 하나인 백무동으로 내려오면 함양이 나온다. 항상 피곤한 몸으로 서울로 올라가는 고속버스에 타기 바빴던 그 곳엔 농월정, 함양상림, 단속사터 등이 있었다. 지리산 정상에서 중산리 방향으로 하산하면 대원사로 갈 수 있다.
이 모든 역사의 장소들을 하산에 따른 피곤함과 무지로 버스 넘어로 그냥 흘러갔을 그 시간들이란. 알면 알수록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음을 새삼 느끼면 생각하게 된다. 그 상세한 이야기가 이 책에 남겨 있는 줄은 몰랐다. 역사의 소용돌이속에 우리 민중의 무지와 무관심속에 찬란한 유산에 남긴 상처가 너무나 크다. 아직도 그 상처의 아픔을 느끼지 못하고 치유할 생각을 못하고 있으니 후손의 한사람으로 부끄럽다. 명성산 중턱에 있는 궁예가 먹었다던 약수터가 기억나던 도피안사와 민통선 부근 이야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궁예라는 인물에 대한 역사복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아쉽다. 언젠가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게 되면 매년 여름이면 동해바다로 가던 것을 꼭 사찰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소위 템플스테이라고 하는 것인데 운문사 새벽예불이라는 내용을 보면 그곳이 아니더라고 무생무념이라고 하지 않는가~ 종교가 꼭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마음을 비우고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고 돌아볼 기회를 주고 싶다. 물로 나와 우리 와이프도 그 곳에서 무엇인가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 내용에 빠져 들어야 하는지 자꾸 잡념에 사로잡히는지 모르겠다. 내가 가보지 않는곳에 대한 호기심보다 그 속의 역사와 내력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부당한 천대 속에 외면당하고 있는 우리 문화유산... 조상들의 노력과 슬기가 베어 있는 문화유산에 그 원리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돈으로 복원할 수 있다고 말한다. 보호한답시고 페인트칠고, 기둥을 세우는 행위는 파괴하는 행위임을 알아야한다. 우리문화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 져야 비로소 그것을 진정으로 가꿀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유산에 대한 궁금증을 씻어 줄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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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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